[스크랩] 가을에 관한 시 /용혜원
가을 노을 / 용 혜 원
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붉게 물든 가을 저녁 노을을 바라본다 사랑도 저만큼은 열렬해야해 소리쳐 본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끝까지 욕망을 다 분출하는 그 열정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사랑하는 이 마음껏 껴안고 싶어 온 몸에 열꽃이 핀다 가을 저녁 노을이 너무나 아름답다 갈대들의 아쉬운 몸부림 속에 마음껏 타 오를수 있음이 아름답다 숨 질 때까지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는 저녁 노을이 되고 싶다
가을에 / 용 혜 원
가을이라 하늘이 푸르고 날씨가 너무 좋아 그리움을 풀어놓았더니 더욱 고독해졌습니다. 찬란히 꽃피운 봄 날의 가득함도 떠나고 무성했던 잎들의 이야기도 하나 둘 떨어져 가는 가을 다 마셔버린 빈 잔의 고독이 남아 있습니다. 이런 날에는 푸른 하늘에 쏟아져 내리는 햇살도 좋지만 그대의 눈빛을 바라보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
가을에 은행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/용 혜 원
숲길을 걷노라면 가을에 은행나무 내 마음까지 노랗게 묻들고 말아 나도 가을이 된다
가을이 깊어가면 갈수록 사랑을 하고 싶다. 그 호수에 풍덩 빠져들고만 싶다 나 스스로가 노랗게 물드는 은행잎이 되었으면 좋겠다
그렇게하면 너로 인해 이렇게 가슴이 멍울 지는 아픔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
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/ 용 혜 원
늦은 밤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일은 즐거움이다. 어둠이 아무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처럼 그리움이 엉겁결에 다가와서는 떠나지 않는다. 모든 것이 잠들고 꽃들마저 잠들어 내일 필 이 시간에 빛나는 별처럼 너의 모습은 또렷이 나에게로 다가온다.
친구야! 우리 목숨하나 가지고 사는데 한 목숨 바램이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. 우리의 이상, 우리의 꿈은 한 갖 노래였었나. 그리도 멋진 스승도 떠나가고 밤새도록 읽어내렸던 소설책도 먼지가 쌓일 무렵 우리는 이마에 골이 패고
친구야! 우리 목숨 하나 가지고 사는데 한 목숨 바램이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우리의 이상, 우리의 꿈은 한 갖 노래였었나 그리도 멋진 스승도 떠나가고 밤새도록 읽어내렸던 소설책도 먼지가 쌓일 무렵 우리는 이마에 골이패고 우리의 가슴은 좁아지기만 하는가 보다
친구야! 내일을 이야기하던 우리들의 정열도 일기속에 파묻히고 우리들 곁에 수 많았던 벗들도 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떠나가 버리고 너와 나 둘이 남았구나. 친구야! 이 밤 무엇을 너에게 써 보낼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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