인생이야기

[스크랩] 가을에 관한 시 /용혜원

싸춘(사이언스춘) 2011. 10. 30. 00:20

 

 

가을 노을 / 용 혜 원

 

숨막히도록 아름다운

붉게 물든 가을 저녁 노을을 바라본다

 사랑도 저만큼은

열렬해야해

소리쳐 본다

어둠 속으로 사라지며

끝까지 욕망을 다 분출하는

그 열정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

사랑하는 이 마음껏

껴안고 싶어

온 몸에 열꽃이 핀다

가을 저녁 노을이 너무나 아름답다

갈대들의 아쉬운 몸부림 속에

마음껏 타 오를수 있음이 아름답다

숨 질 때까지

사랑을 마음껏 표현하는

저녁 노을이 되고 싶다

 

 가을에 / 용 혜 원

 

 

가을이라 하늘이 푸르고

날씨가 너무 좋아

그리움을 풀어놓았더니

더욱 고독해졌습니다.

찬란히 꽃피운

봄 날의 가득함도

떠나고

무성했던 잎들의 이야기도

하나 둘 떨어져 가는 가을

다 마셔버린 빈 잔의 고독이

남아 있습니다.

이런 날에는

푸른 하늘에 쏟아져 내리는

햇살도 좋지만

그대의 눈빛을 바라보는 것이

더 행복합니다

 

 

가을에 은행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/용 혜 원

 

숲길을 걷노라면 가을에 은행나무

내 마음까지

노랗게 묻들고 말아

나도 가을이 된다

 

가을이 깊어가면 갈수록

사랑을 하고 싶다.

그 호수에 풍덩 빠져들고만 싶다
이 가을엔 차라리

나 스스로가 노랗게 물드는

은행잎이 되었으면 좋겠다

 

그렇게하면 

너로 인해 이렇게 가슴이 멍울 지는

아픔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

 

 

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/ 용 혜 원

 

 

늦은 밤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일은 즐거움이다.

어둠이 아무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처럼

그리움이 엉겁결에 다가와서는 떠나지 않는다.

모든 것이 잠들고 꽃들마저 잠들어 내일 필 이 시간에

빛나는 별처럼 너의 모습은 또렷이 나에게로 다가온다.

 

친구야!

우리 목숨하나 가지고 사는데

한 목숨 바램이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.

우리의 이상, 우리의 꿈은 한 갖 노래였었나.

그리도 멋진 스승도 떠나가고

밤새도록 읽어내렸던 소설책도 먼지가 쌓일 무렵

우리는 이마에 골이 패고

 

친구야!

우리 목숨 하나 가지고 사는데

한 목숨 바램이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

우리의 이상, 우리의 꿈은 한 갖 노래였었나

그리도 멋진 스승도 떠나가고

밤새도록 읽어내렸던 소설책도

먼지가 쌓일 무렵

우리는 이마에 골이패고 우리의 가슴은 좁아지기만

하는가 보다

 

친구야!

내일을 이야기하던 우리들의 정열도 일기속에

파묻히고 우리들 곁에 수 많았던 벗들도

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떠나가 버리고

너와 나 둘이 남았구나.

친구야!

이 밤 무엇을 너에게 써 보낼까?

 

출처 : 집시
글쓴이 : 집시 원글보기
메모 :